산책바람 A walk wind
길을 걷다 마주친 바람은 사진과 마음 안팎으로 드나들며, 나도 모르게 다른 시간과 공간으로 데려다준다.
얼어붙은 계절에 보드라운 숨을 불어넣기도 머릿속을 빙빙 맴돌던 생각과 풀리지 않던 무언가를 날려주기도 하는, 바람 그 바람은 깊은 숨을 타고 내 마음속까지 들어가 어릴 적 눈에 담았던 풍경들을 떠올리게 한다.
자전거를 세워둔 채 가만히 지켜보던 길가의 민들레부터, 풀이 무성한 들판을 뛰놀며 보내던 행복한 시간들까지.
그 기억들은 감각으로 남아 내게 익숙함과 편안함을 준다.
불어오는 바람 앞에서, 매일 마주하는 풍경 속에서, 작고 여리지만 단단하고 강한 것들에게 위로와 동질감을 느끼며,
또다시 돌아오는 계절에 몰두하고 앓으며 빛과 결을 담아본다.